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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여름방학 생활 루틴, 첫날부터 실패? 그럼에도 괜찮았던 이유는...

by 하비앤쏠 2025. 7. 29.

 

여름방학 생활 루틴, 첫날부터 실패? 그럼에도 괜찮았던 이유는...


여름방학 생활 루틴, 첫날부터 실패? 그래도 괜찮았던 이유

"엄마,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 다 하면 오후엔 놀 수 있죠?" 방학 전날, 아이와 나눈 약속이었습니다. 고학년이 된 딸아이는 요즘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려는 의지가 보여서 기특했어요. 그래서 이번 방학만큼은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주기로 했죠.

하지만 역시 첫날부터 삐끗했습니다.

 

첫날부터 늦잠 + 절반의 공부 어제는 여름방학 첫날이었어요. 전날 약속했던 대로 아침 8시 반에 일어나기로 했는데, 결국 아이는 9시 40분에 일어났습니다.

"엄마, 조금만 더 잘래요... 오늘은 첫날이잖아요."

이 말 한마디에 마음이 살짝 무너지긴 했지만, 방학 첫날이니까 이해하려고 했어요. 아침을 먹고 나서 영어 15분, 수학 문제집 1쪽을 하고는 "나머지는 오후에 할게요"라고 하더라고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아이를 믿고 맡겨보자는 생각에 말없이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계획을 같이 짜는 게 왜 중요할까?

이번 방학은 '엄마가 짜준 계획표'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만든 계획표'라는 점에서 달랐어요. 이전에는 제가 시간표를 짜서 벽에 붙이고, 매일 체크하며 지키게 했는데 며칠 가지 못했어요.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제 잔소리만 늘어났죠.

그래서 이번에는 A4용지를 꺼내 아이와 함께 계획을 짰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나눠보고, 공부 시간 외에도 쉬는 시간, 놀 시간,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까지 전부 아이가 먼저 제안하게 했어요.

“영어는 20분만 하면 안 돼요?”, “게임은 하루에 한 시간만?”, “오후엔 친구랑 놀고 싶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 집 여름방학 루틴은 아이가 스스로 색칠하고 스티커까지 붙이며 소중하게 여기더라고요. 자기가 직접 만든 계획이라 그런지 지키려는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랐어요.

 

 

저녁에 해보겠다는 경향, 그리고 눈물 오후엔 친구랑 놀고, 간식 먹고, TV 좀 보다 보니 어느새 저녁. 그리고 밤 9시쯤, 아이가 갑자기 울먹이며 말하더라고요.

"엄마... 나 공부 안 해서 오늘 안 끝날 것 같아. 나 이제 안 놀 거야, 공부할래."

책상에 앉았지만 30분 만에 짜증, 울음, 연필 던지기까지… 결국 저도 터지고 말았어요.

"그럼 아침에 다 했으면 됐잖아! 왜 지금 와서 이래!"

결국 둘 다 화난 채로 하루를 마무리했고, 아이는 울다 지쳐 잠들고, 저는 자책 모드로 밤을 보냈어요. '너무 맡긴 걸까? 그냥 엄마가 정해줬어야 했나?' 수십 번 고민했죠.

 

 

다음 날, 아이의 한 마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아이가 먼저 말하더라고요.

"엄마, 오늘은 꼭 오전에 공부 다 할래요. 어제 너무 힘들었어."

그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몽글해졌어요. 아이도 느꼈구나. '내가 만든 계획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나만 힘들다'는 걸요. 실패도 아이에겐 큰 배움이 되더라고요.

 

우리집 여름 방학 계획표 공유드려요~

시간 활동
08:30 기상 + 이불정리
09:00 아침 식사
09:30 영어 20분 + 수학 문제집 장
10:30 독서 20분
11:00 미술/창작 활동
12:30 점심 + 설거지 도움
14:00 자유 시간 (TV/게임 OK)
16:00 외부 활동 ( 산책, 자전거, 수영 등)
18:00 저녁 + 가족 시간(보드게임 등)
21:00 샤워 + 독서 + 잠자리 준비
21:30 잠자리 들기

 

 

하루 루틴의 핵심은

◾ 기상 시간이 고정되면 나머지는 규칙적으로 나눠집니다.!

◾ 학습은 2~3가지로 간단하게!!

자율시간을 허용하면 오히려 균형 잡힌 생활이 가능하다.

여름방학 생활 루틴, 첫날부터 실패? 그럼에도 괜찮았던 이유는...


내가 만들어준 계획을 반드시 다 지키게 하고 독촉했던 건, 정말로 아이를 위한 게 맞았을까 하고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완벽함이나 통제보다는, 아이의 실수를 지켜보는 인내심과 자율성을 키워주는 여유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계획을 함께 세운다는 건 단순히 일과를 나누는 게 아니더라고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자기 시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과정이에요.

 

이번 방학 계획, 100%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처음엔 삐걱거리지만 조금씩 아이도 배우고, 저도 배우고 있어요.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의미 있는 방학을 만들고 싶다면, 계획은 '같이 짜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게 우리 집 여름방학을 바꾼 첫 걸음이었답니다 

 

다음 날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있고,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다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을 믿는 마음으로, 이번 여름방학은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